[열린 광장] 고요한 밤과 성탄절
‘나무를 겹겹이 싸놓는 소리/ 싸늘하게 부는 바람 소리/ 싸놓는 소리나 바람 소리나 그냥 놔두어라/ 우리는 조용히 즐겁게 성탄절을 지내련다’ 스코틀랜드의 변호사며 유명 시인 왈터 스콧 경이 읊은 성탄 노래다. 한 해를 마감하는 달 12월도 본래는 열번 째 달을 뜻하는 라틴어 ‘decem’ 였는데 로마 황제 율리어스 시저가 열번 째 달을 12월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시끄러운 달이 된 12월에 성탄절을 조용히 지내려는 생각은 무척 바람직한 것 같다. 그런데 12월 25일이 태양신 미트라의 생일이라던가, 고대 로마의 동지에 해당하는 날이라는 등 성탄절에 대한 물음이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다. 성탄절을 조용히 지내기는 힘들겠지만, 스콧이 읊은 것처럼 그런 것들은 죄다 그냥 놔두고 조용하고 즐거운 성탄절을 맞이하면 되는 것이다. 성탄절 축하 인사인 ‘메리 크리스마스’는 프랑스말로는 ‘조이외 노엘’, 독일어로는 ‘후뢰리쇠 바이하나스텐’, 이탈리아어로는 ‘부온 나타레’ 이다. 성탄절을 일컫는 ‘크리스마스(Christmas)’는 오래전 영어의 ‘Cristes Maesse(Mass of Christ)’에서 왔다고 한다. 성탄절에 트리를 장식하는 것과 카드를 주고받는 것은 1800년경부터 시작되었으며, 산타클로스는 세인트 니콜라스를 상징하는 것이며, 오래전부터 ‘Christmas’ 대신 ‘Xmas’ 도 사용되고 있다. 성탄절이 시끄러운 또 다른 이유는 여러 교회가 성탄절 이후를 축제일로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곧, 26일은 ‘성 스테판 축제일’, 27일은 ‘성 요한 복음자 축제일’, 그리고 28일은 ‘아기들의 주도일’ 등이다. 나라마다 특별한 행사를 갖는 것도 성탄절을 시끄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영국에서는 아이들과 단체가 집집이 찾아다니며 성탄절 노래를 부르면 집주인이 돈을 주는 풍습이 있다. 또 웨일스 지역에서는 성탄절 전날 성탄 노래 경연 대회를 열고, 스코틀랜드에서는 성탄 축하 나무를 장식하고 성탄절 노래를 부른다. 프랑스에서는 아이들이 난로 앞에 신발을 놓고 ‘뻬르 노엘(성탄 아버지)’이 와서 신발에 선물을 넣어두길 기다린다. 독일에서는 아이들이 ‘성 니콜라스’로 부터 과자를 받으려고 기다린다. 스페인에서는 성탄절 전야 미사가 끝나면 심야에 거리에서 춤추고 노래도 부른다. 성탄절 관련 재미있는 것 하나가 ‘Kiritimati Atoll’ 이라 불리는 크리스마스 섬이다. 이 섬은 하와이 남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약 1500명 정도의 길베르트족이 거주하며 크리스마스를 ‘킬어시마스’ 라고 부른다. 미군은 세계 제2차 대전 이곳에 비행장을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음력 섣달은 성탄절보다 사흘 먼저 찾아온다. 섣달과 관련해 아무리 애를 써도 희망이 없다는 의미의 ’섣달이 둘이라도 시원치 않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노래를 부르며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조용히 성탄 축하 인사를 건네며 성탄절을 맞이하자.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열린 광장 성탄절 성탄절 노래 성탄절 전야 성탄절 축하